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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치
2009년 10월 4일 제907호
‘정’에 힘 실어줘봤자 ‘손’에 남는 거 없다
재보선 불출마 선언
손학규 진짜 속내는?
세균
민주당이 패닉 상태에 빠 졌다.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의 전격적인 10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불출마 선언 때 문이다. 당 지도부는 김근태 전 의원의 전략공천 논의까지 중단하며 재보선 전략 전면 재 검토에 들어갔다. 손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이 메가 톤급 후폭풍을 불러온 것은 ‘불가측성’ 때 문이었다. 출마 요청을 위해 그를 접촉했던 당내 인사들은 “최대한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준 뒤 결단을 내릴 것”이라며 마 음을 놓고 있었다. 당 지도부도 “자신의 정치일정을 감안해서 도 안 나올 리가 없다”며 ‘삼고초려의 예우’를 갖추는 데만 ‘올 인’했다. 특히 지난 4월 재보선에서 ‘공천 파동’으로 민주당을 등졌던 정동영 의원과 달리 수도권 선거 승리를 위해 맹활약했 던 손 전 대표였기에 충격은 배가 됐다. 이에 따라 손 전 대표의 진짜 ‘속내’를 놓고 당 안팎에선 설 왕설래가 한창이다. 당사자인 손 전 대표는 불출마 선언 뒤 사실상 ‘잠행’에 들어가 궁금증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.
학규
정세균 대표
전 대표가 “정세균 체제에 힘을 실어줄 의사가 없다”는 점을 공식화했다는 평가 다. 자신의 선거 승리가 정 대표의 당 장 악력만 키워주는 결과로 귀결될 것을 우 려했다는 것이다. “보약으로 당장 기력을 회복하려고 해선 안된다”는 손 전 대표의 ‘일침’도 이를 뒷받침한다는 지적이다. 한 재선의원은 “정 대표가 당권을 확실 히 쥐고 있고, 과거 측근 상당수도 정 대 표 진영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(손 전 대 표가) 원내에 들어와 봤자 운신할 공간이 그리 넓지 않을 것”이라며 “때를 더 기다 리겠다는 게 아니냐”고 말했다.
재보선 실패 땐 ‘조기 전대’ 고개
현
재로선 그가 직접 쓴 ‘불출마 사유 서’가 의구심을 풀어줄 유일한 단서 다. 손 전 대표는 지난 9월 20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‘반성이 끝나지 않았습니다’ 란 제목으로 글을 올려 불출마에 따른 심 경을 밝혔다. 그는 이 글에서 “어려울수록 정도를 가야 한다”며 “내 한 몸이 국회의원에 도 전하고 원내에 입성하는 게 국민의 슬 픔과 분노에 대한 해답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”고 말했다. 이어 “손학규가 나가 이겨서 민주당을 살린다는 생각에 공감 할 수가 없었다”며 “지명도와 지지도가 높은 ‘거물’로 당장 의 전투를 이기고자 하는 것 은 앞으로 다가올 더 큰 전쟁 을 이기는 길이 아니다”고 말 했다. 그는 특히 “민주당은 찬바람을 맞고, 험한 길을 헤치며 처절한 각오로 자기단 련을 해야지 보약으로 당장 기력을 회복 하려고 해선 안된다”며 “스타플레이어가 혼자 깃발을 날리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 있는 병사를 장수로 만들어야 한다”고 주 장했다.
손학규 전 대표
정 대표 역시 ‘손학규 파동’을 서둘러 수습하며 ‘더 이상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 겠다’는 각오를 내비쳤다. 정 대표는 지난 22일 손 전 대표와 김 전 의원 전략공천 논의를 중단하면서 “이번 재보선은 내 힘 으로 치러 꼭 승리하겠다”고 말한 것으 로 전해졌다. 특히 장상 최고위원을 수원 장안에 전략공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한 것은 다분 히 ‘손학규 견제용’이라는 평 가다. 앞서 손 전 대표는 불 출마를 선언하면서 측근인 이찬열 지역위원장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. 결국 전략 공천이 당의 출전 요구를 외 면한 손 전 대표에 대한 ‘보복조치’ 아니 냐는 것이다. 이 위원장도 장 최고위원 전 략공천 논의에 강력히 반발하며 경선을 요구하고 있다. 당의 한 전략통 인사는 “측근인 이 위 원장의 공천을 당부했던 손 전 대표의 의 사를 묵살함과 동시에 손 전 대표의 선 거 개입을 차단하겠다는 것”이라며 “선거 에서 지더라도 ‘손학규의 불출마 때문에 졌다’고 핑계를 댈 여지가 있다”고 분석했 다. 정 대표가 이번 재보선에서 소기의 성 적을 거두지 못하면 당내에 잠복해 있는 ‘조기 전대론’이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. 당장 당내 비주류 모임인 민주 연대 이종걸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 서 “원칙과 명분이 없는 공천 전략과 우 유부단한 리더십이 당을 패닉 상태로 몰 고 가고 있다”고 정 대표를 비난하고 나 서, 재보선 성적표에 따라 손 전 대표의 조기 복귀 등 민주당 내 역학구도에도 적 지 않은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.
선거 승리 땐 정 대표 당 장악력만 키워주고 자신 원내 운신폭 안 커 “보약으로 기력회복 안돼” 당 위기 대응요법 탐탁지 않았던 것 해석
당내 “우리를 저버렸다” 비난 이 글을 접한 민주당 인사들은 대부 분 “실망스럽다”는 반응이다. 지금은 한가 롭게 당을 훈계할 게 아니라 힘을 보태야 할 때라는 것이다. 일부에선 “재보선 패 배를 유도해 정세균 체제 조기 붕괴를 유 도하려는 속셈이 아니냐”는 극단적인 관 측도 제기했다. 지도부도 실망스런 반응을 보이긴 마 찬가지였다. ‘손학규 카드’를 통해 수도권 싹쓸이를 기대했던 당 지도부는 “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”(박지원 정책위의장) 이라며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. 한 핵심 당직자는 “불출마할 작정이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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으면 진작 할 것이지 한 열흘 장사 잘 하 다져놓은 수원 장안에 출마하는 게 정치 고 나서 그러는 건 도대체 무슨 속셈이 적·인간적으로 옳은지에 대해 끊임없이 냐”며 “당 지도자로서 실망스러운 결정이 고민했다고 전했다. 며, 당의 위기를 외면했다는 비판은 평생 당 지도부의 안이한 정국대응 비판에 그를 따라다니는 족쇄가 될 것”이라고 꼬 는 일부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. 손 전 대 집었다. 표의 측근인 정봉주 전 의원은 “무엇보다 손 전 대표와 가까 당이 대응요법으로 위 ? 웠던 의원들 중 상당 기를 풀어가는 방법 정, 손에 보복조치 수도 이런 반응을 보 론이 탐탁지 않았던 이찬열 공천 손학규 의견 였다. 2007년 대선 것 같다”며 “이런 식으 묵살…지더라도 ‘불출마 경선과정에서 손 전 로는 다음 대선에서 때문’ 핑계 댈 여지 남겨 대표를 도왔던 안민 정권을 되찾아오기 힘 석 의원은 자신의 인 들다는 고민이 크지 터넷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“이번 재보 않았겠느냐”고 말했다. 선은 필패할 것이고 그 일차적 책임은 손 다소 격앙된 반응도 감지됐다. 손 전 전 대표가 고스란히 져야 할 것”이라며 대표 측 한 인사는 “왜 손학규에게만 ‘희 “손 전 대표가 (우리를) 저버린다면, 그 다 생’을 요구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”며 음 차례는 우리가 손 전 대표를 떠나게 “지난 총선 때도 ‘강남에 출마하라’ ‘비례 될 것”이라고 비판했다. 대표는 꿈도 꾸지 마라’며 얼마나 많은 부 그러나 “입장을 이해한다”는 목소리도 담을 지웠는지 모른다. 아직도 손학규를 적지 않았다. 손 전 대표를 만났던 당내 ‘한나라당 출신’으로 인식한다는 방증”이 인사들은 그가 종로 지역구를 버리고 후 라고 목소리를 높였다. 배이자 측근인 현 이찬열 지역위원장이 당 안팎에선 이번 불출마를 계기로 손
양원보 세계일보 기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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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9-09-26 오후 4:45:55